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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출이다" 중 이동욱 연출의 "새 사람" 에 대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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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4-09-21 09:43 조회8,00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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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나는 연출이다"를 보러 갔다. 네번중 세번을 챙겨봤는데, 그만큼 여섯명의 다양한 연출을 만나는 건 흥미롭고 어떤작품들을 만날지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고 싶은 작품은 마지막에 선보인 이동욱 연출의 "새 사람" 이다. 시놉시스에는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 라고 나와 있다. 공연 초반에 크라잉넛의 "비둘기"를 배경으로 멋진 퍼포먼스가 벌어진다. 공연장에서 이렇게 크게 웃은 것도 참 오랜만인 것 같다. 비둘기를 모티브로 비둘기의 모습을 리얼하게 형상화한 것 자체가 대단하고 놀라웠다. 어떻게 저렇게 비둘기의 특징들을 잘 구현했을까. 공연내내 공연장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연출가의 고민은 꽤나 진지했다. 웃는데....슬픈 순간들도 있었다.

 
이동욱 연출의 나이, 서른. 과연 내가 이걸(연극) 좋아해서 하는 것일까, 아니면 놓지 못하는 집착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때 즈음 나연출에서 공연을 제안 받았다. 재미있게 만들고 싶었다고 했는데, 그럼 그 재미가 무엇일까 하는 질문도 했다고 한다. 어떤게 재미있는 것일까. 공연을 보면서 이동욱 연출이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엄청 즐거웠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재미를 느끼면서 나름 자신이 왜 이 연극무대에 오르지는도 조금은 답을 찾았을 것 같기도 하고(물론 앞으로 연극을 하시면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계속 찾아 가실 것이다). 여섯공연이 끝나고 연출가와의 대화 시간도 아주 짧게 있었는데, 자기는 말을 잘 못한다면서 수줍은 태도로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연극배우라는 사람. 공연이 끝난후의 공허감이 큰 직업일 것 같다.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나 하는 질문을 분명 한번쯤은 진지하게 할 것이다. 아니 자주 하게 되지 않을까. 연출가는 나의 연출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런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질문을 할 것이다.(그에 관한 작품이 "나는 연출이다" 중 양지웅 연출의 "죽음의 기록" 이다) 나는 이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혹은 삶의 방향에 대한 질문이 좋다. 좋다라기보다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 옆에서 그의 질문들의 대답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옆에 있어주고 싶고, 그의 고민을 지지해 주고 싶다. 나 또한 그런 질문들을 자주 하니까.
 
나도 최근에 그림을 자주 그리고 있다. 자주 질문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게 무슨 의미가 있지, 왜 그림을 그리는지 질문을 던졌다. 이 그림 작업으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 그런데, 이 그림들로 이젠 무엇이 하고 싶어졌다. 잘 그리는 것보단 내가 그림 그리며 우선적으로 즐거웠으면 좋겠다. 내 그림작업들이 누군가에게 자극이 되어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자신의 삶과 일상을 표현하고 싶어지게 만들고 싶다. 열정있는 삶은 아니더라도 작은 것들을 하며 재미나게 살고 싶다. 그런 답들을 최근에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울짝지(소설 <빠쓰정류장>, 소설 <플라스틱 여인>, 에세이 <네머리에 꽃을 달아라>를 쓴 소설가 김비)는 글을 오래 써왔지만, 글만 하루종일 쓴지는 이제 2년이 되어갈 뿐이다. 나도 나름 출판사라는곳에 100군데 정도 메일을 하나하나 보내보았는데, 출판시장이 안좋기도 하고, 출판기회가 쉽지는 않았다.100군데 정도 보내면 한군데 정도는 연락이 오리라 생각했는데, 책으로 묶여 나오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은 일이구나 하고 기운이 빠지기도 했다. 그런데, 소설이 책으로 엮이지 못하면 울짝지의 작업들은 과연 무의미 했던 것일까. 짝지도 그런 고민들을 해왔다. 그러나 나름 생각을 정리해서 여전히 하루 하루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무언가를 오래 하는 것은 원래 힘든 일이고, 중가중간 회의감이 들때도 많다. 그럴때마다 내가 이것을 왜 하고 있는지 질문을 하게 된다. 결국은 그 고민의 답에 대해선 자신이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해야하는 고독한 부분이지만, 나는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 옆에서 그들의 고민을 지지하고 싶어진다. 내 삶자체가 그런 회의감에 대한 고민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당신이 지금까지 하던 일을 계속 하는 선택을 하게 되든, 그와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하게 되든 나는 당신의 선택을 지지하고 싶다. 그 선택의 결과과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선택의 과정중에 있었던 고독과 우울감, 무기력감, 그리고 치열한 고민이 당신에게 훨씬 중요한 것임을 말해주고 싶다.
 
이동욱 연출의 "새 사람"은 상당히 웃기고 재미있고 경쾌한 작품이었지만, 그런 삶의 방식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묻어있기에 이런 작품을 볼수 있어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나는 소극장 무대 앞에서 겸허해지고, 겸손해지고, 위로받는다. 과거처럼 연극을 자주 접하진 못하지만, 여전히 소극장 연극을 참 좋아한다. 이동욱 연출님에게 이 글로 고마운 마음을 다시 전한다.
 
 



PS: 아래 그림의 이동욱 연출은 전혀 닮지 않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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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재님의 댓글

강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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