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란

제8회 창작단막극제 '나는 연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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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주요
작성일18-09-21 15:00 조회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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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연에서 5개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더구나 나는 연출이다는 기존 작품이 아닌, 연출가 5명의 창작극이라는 점에서도 눈여겨 볼만 했다.

또 이번 공연은 그저 관객에게 보여주기만 하는 것에서 나아가 관객에게 평가단 역할을 맡긴다.

각 작품을 보고 나서 관객이 느낌 점을 곧바로 작성하고, 또 연출가가 평가를 받고 싶었던 항목에 점수를 매기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5개의 작품이 끝나고 나서는 연출가와 관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관객의 의견이 현장에서 연출가에게 직접 전달되는 시스템이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나도 연출이다에 올라온 작품이 창작극인데다 20분 내외 단막극인 관계로, 관객들의 평가를 통해 수정 보완해서 본 작품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시험무대라고도 할 수 있다.

 

첫 번째 작품은 박한별 연출의 일주일 전부터 나는 집에 일찍 들어갔다,

미닝 아웃을 키워드로 박재진이라는 대학생과 그의 친한 누나인 김해솔의 대화로 풀어나간다.

내용의 핵심은 박재진이 최근 들어 집어 일찍 들어가는 이유를 몇 가지 관점에서 찾아가는 과정이다.

연출가의 실제 경험담을 작품으로 만든 것인데, 짧은 러닝타임 때문인지 자신의 생각을 내뱉을 수 있다는 연출의도가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느낌이다.

 

두 번째 작품은 일본에서 활동 중인 김세일 연출의 ‘a lone...ly’였다.

일본 배우 4명이 등장하는데 대사가 없는 무언극이다. 4명이 한 공간에 있지만 모두 각자의 생활을 하고 있으며,

연출가는 이를 통해 자기만의 고독을 표현하고 있다.

전에도 무언극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작품에서는 배우의 행동과 표정이 중요한데 4명의 배우 모두 각자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한 느낌이다.

 

세 번째 작품은 김수진 연출의 ‘Do for your Own Girl’.

올해 트렌드 키워드 가운데 하나인 소확행을 주제로 취업이 되지 않는 남자와 그의 여자친구가 주인공이다.

생활비조차 없는 현실에서 두 남녀가 행복하게 지낸다는 게 콘셉트인데, 실제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을 표현했다.

다만 다소 평범하게 느껴지는 전개와 주된 갈등구조가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네 번째 작품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김경익 연출의 유기견’. 아마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가장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느꼈다.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작품인데,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아들에게 버림을 받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는 스스로 처한 상황을 알면서도 끝까지 아들을 위해 금이빨을 남긴다.

아버지의 사랑을 강조하는 셈이다. 그리고 우리네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면서 공감을 이끌어낸다.

 

다섯 번째 작품은 강성우 연출의 도로시의 구두.

1인극으로 마음 속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 케런시아를 주제로 한다.

여자 주인공이 울다가, 웃다가, 노래하다가, 춤추는 등의 과정을 통해 자기 스스로를 위로하는 이야기다.

1인극임에도 불구하고 여배우의 연기가 뛰어나 관객들이 충분히 빠져들었고 또 공감할 수도 있었다.

 

나는 연출이다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연출가 5명이 서로 비슷한 콘셉트였으면 하는 부분이다.

이번 공연에 참가한 연출가를 보면 2명은 젊은 신인 연출가다. 더구나 1명은 학생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른 3명은 경력이 10~20년 되는 중견 연출가였다.

연출가의 나이와 경력을 따지는 게 아니라 경험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쉬웠다.

오히려 5명이 연출가 모두 신입이었다면 비슷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을 텐데,

어느 작품은 노련미가 돋보이고 또 어느 작품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드러나고 하는 게 아무래도 차이가 났다.

무대 장치와 장면 때문이었겠지만,

신입 연출가 작품이 먼저 공연되고 그 다음에 경험이 오랜 연출가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미장센도 조금은 아쉬웠다.

단막극인데다 릴레이 공연이다 보니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서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파악해야 하는 점이 아쉬웠다.

때로는 무대 장치나 배경에서 주는 파급력이 뛰어난데, 이번 공연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다.

 

나는 연출이다는 새로운 콘셉트의 공연으로 지난 2011년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실험과 도전적인 무대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그 어떤 무대보다 관객과의 소통이 가까운 만큼 더욱 발전해나가기를 바래본다.


부산에서도 이런 실험적인 무대가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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