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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사의 폭력성과 대중성이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나는 연출이다 중 한 작품에 대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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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4-09-22 04:51 조회13,9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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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사의 폭력성과 대중성이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

 

 

너무 피곤해서 였을까. 푹 잘려고 일찍 잤는데, 일찍 눈이 떠졌다. 그래도 몇시간뒤면 출근이라 푹 쉬어주려고 더 잠을 청해보지만, 잠이 오지 않아 이리저리 뒤척이다 결국 커피한잔 뽑아서 책상앞에 앉았다. 나는 연출이다 의 여섯작품중 불편한 한 작품이 이었는데, 그 작품이 관객들에게 대중성 1등을 먹어서 그 지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SNS을 둘러싼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풀어놓은 작품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간 지점도 좋았다. 여자 주인공은 못 생기고 별볼일 없는 배경을 지녔지만, SNS상에서는 여신으로 통하고 있다. 그녀의 이중적인 모습에 대한 비판도 물론 필요하지만, 남성들이 원하는 상을 여성에게 투사해서 욕망하는 남성들의 그 욕망에 대해서도 난 더 깊이 들어가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연극속에선 촛점이 그 여자주인공에게만 몰리는 것 같아 난 많이 아쉬웠다.

 

그리고, 내가 좀더 문제적으로 보는 지점. 연극속 중국집 배달원이 짬뽕을 먹는 여자주인공을 보고 "맛있겠다" 라는 대사를 뱉는다. 물론 그 배달원은....입이 오두방정이라며 실수를 인정하며 입을 때리는 시늉을 한다. 나아중에 그녀의 정체가 탄로나고 그녀를 여신으로 모시던

SNS상의 남성들은 그녀에게 욕을 쏟아붓고 떠나버린다. 그때 홀로 남은 그녀에게 다가오는 배달원을 비추며(둘 사이에 관계가 생긴다는 여운을 남기며) 극은 막을 내린다. 여성을 보고 욕망을 하는 남성들의 태도는 현실것인 것이다. 나또한 다른 여성들을 보고 욕망하기도 한다. 다만 그 욕망을 밖으로 (말로) 내뱉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남성들의 보편적인 캐릭터를 보여주기위해 "맛있겠다"라는 대사를 쓸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대사를 쓸 생각이었으면 배달원의 욕망과 그런 말의 폭력성에 대해서 풍자하고 관객으로 생각하게끔 하도록 했어야 했다. 그 대사가 극중에서 의미있게 쓰이는게 아니라면, 20분~2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동안 쓸필요는 없는 대사였다고 생각한다. 연극을 보며 그 대사를 듣는 여성관객들은 불쾌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래서 연극을 다 보고 나서 대중적이라는 느낌보다 그 불쾌함이 크게 남았고, SNS에 대한 성찰이 그렇게 깊은 작품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서 높은 점수는 주지를 못했다.

 

나는 연출이다 를 보러 들어가기전에 종이 하나와 펜을 받아 들었는데, 예술성, 대중성, 실험성에 연출가당 총 세개의 별을 나누어서 주게 되어 있었다. 난 이 작품에 대해서는 대중성에 대해서만 별 하나를 주었다. 대중적인 이야기는 했으니까. 총 여섯편의 연극이 끝나고 해당항목별로 별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들을 발표했는데, 이 작품이 대중성에서 1등을 했더라.(물론 대중성에서 높은 점수를 줄 작품은 이 작품과 다른 작품 두개 밖에 없긴 했다) 여성관객들이 많아서 불쾌함을 느낀 관객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과연 대중성이란 무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기회가 된다면 대중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보고 싶기는 하다)

 

위에서 "맛있겠다"라는 대사를 예로 들었는데, 꼭 대사하나 때문만은 아니었다. SNS에 대해서 풍자를 하면서도 여성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그런 태도에 대한 반성과 성찰까지는 들어가지 못한 지점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연출가님께서 혹 이 작품을 다시 올리게 되는 기회가 된다면 내가 이야기 하는 지점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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